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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상선암 투병일기

갑상선암 진단을 받고나서 내게 벌어진 일들 (초음파검사, 조직검사)

by 알았어인마 2022. 7.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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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6월 15일 수요일 : '조직 검사'

: 와이프가 제 목에 있던 혹을 보고선 이상하다며 병원에서 검사받아 보자고 했습니다. 사실 일하는 동안은 별로 신경 쓰지 않던 혹인데, 요즘 처럼 이직을 위해서 쉬고 있는 시기에 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때까지는 큰 병일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어요. 왜냐하면 혹이 만져지는 것 말고는 아무런 증상이 없었으니까요. 이게 설마 갑상선암의 초기증상일 줄은 몰랐습니다. 부산 서면에 있는 하나유외과에서 초음파 검사를 했습니다. 원장님께서 초음파 검사 직후 우려되는 부분이 있어 조직검사를 하자고 하셨어요.

 

 초음파 검사에 이어서 바로 조직 세침검사를 받았습니다. 갑작스러운 추가 검사로 인해서 조금 걱정이 되었지만, 이때까지도 설마 별일 아니겠지라는 생각이었죠. 목부분을 검사하기 위해 고개를 젖히고 있어서 어떻게 진행되는지는 알 수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먼가 찌르고 쑤시고 후비는 것이 썩 기분이 좋지는 않았습니다. 결과는 다음 주 월요일에 나오니까 그때 다시 병원에 들르기로 했습니다.

 

2022년 6월 20일 월요일 : '갑상선암 판정'

: 조직검사 결과 확인을 위해서, 저녁쯤 와이프와 함께 하나유외과에 다시 방문하였습니다. 큰 충격을 받았어요. 원장님께서 제가 갑상선암이라고 하시더라고요. 게다가 림프절 전이가 진행되어 상당히 심각한 상태라고 하셨습니다. 큰 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수술을 바로 진행해야 한다고 하시더라고요. 한동안 와이프와 저는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어요.

 

 어렵게 몇 가지를 여쭤봤습니다. 먼저, 생명에 지장이 있는지를요. 검사 결과상으로는 갑상선을 모두 절제하고 방사선치료를 받으면 생명에 지장은 없을 거라고 하셨어요. 다만 갑상선을 대신하여 평생 약을 먹고 살아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2세에 문제가 있을지도 여쭤봤어요. 저희 부부에겐 정말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가슴을 졸였죠. 동위원소 치료 후 1년 정도 지나면 아기에게 문제가 없다곤 하지만, 영향이 갈까 봐 걱정된다면 수술하는 의사와 의논해서 일정을 조절해보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조언해주셨습니다.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듯했어요. 이게 무슨 일인지 현실감이 없는 느낌이랄까? 마지막으로 원장님께서 이번 일을 계기로 몸 관리 잘하시고 노력하시면 충분히 건강한 삶을 사실 수 있다고 격려해주셨습니다. 원인이 무엇인지도 여쭤봤습니다. 스트레스와 식습관, 바르지 못한 자세 등 많은 요인이 있어서 특정하기 힘들다고 하셨어요.

 

 와이프와 함께 집으로 돌아오는 길. 제 마음과는 다르게 원망스러울만큼 노을이 예쁘게 지고 있었습니다. 온갖 생각이 많았어요. 이직을 위해 공부를 하는 이 시기에 공교롭게도 건강상의 문제가 발생해서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할지 혼란스러웠습니다. 내가 더 희망을 품어도 될까? 와이프 손을 꼭 잡고 미안하다는 말밖에 할 수가 없었습니다.

 

2022년 6월 21일 화요일 : '어느 병원에 갈까?'

: 갑작스럽게 알게 된 암 때문에 심란하여 잠을 거의 자지 못했어요. 받아들이기가 힘들더라고요. 수술받으면 괜찮아질 거라고 하셨지만 믿지 못했어요. 대형 병원에서 검사했는데 상태가 더 안 좋아서 죽을 위기에 놓이는 최악의 상황을 자꾸 상상하게 되더라고요. 부정적인 상상을 계속하니까 잠을 자지 못했고, 몽롱한 상태로 와이프 출근을 배웅했습니다.

 

 먼저, 어느 병원에서 수술받을지 고민했어요. 서울의 대형병원들이 떠올랐지만, 문제는 서울의 대형병원들밖에 안 떠오르더라고요. 그래서 깨달았습니다. 정보가 필요하다! 네이버 카페 갑상선 포럼에 가입하여 많은 정보와 후기들을 보았습니다. 세상엔 따뜻한 분들이 참 많더라고요. 인터넷상의 얼굴도 모르는 분들이지만, 많은 격려와 위로를 해주셔서 너무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많은 후기를 참고하여 병원을 결정했습니다.

 

 일단 서울의 대형병원들은 제외했습니다. 부산에서 서울까지 가서 수술받을 정도로 월등한 메리트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부산에도 갑상선암 수술로 유명하신 분들이 많으시더라고요. 그리고 와이프가 제 병때문에 서울까지 왔다갔다하는게 미안했습니다. 서울에 계신 부모님도 걱정하실 것 같고요. 무엇보다 후기를 보니 서울의 대형병원은 첫 진료 예약이 오래 걸리고, 초진에서 수술까지도 오래 걸리더라고요. 구직자이기 때문에 가을 채용 시즌까지는 수술을 마치고 싶었습니다. 여러 가지 요인들을 고려해서 부산에서 수술을 받기로 결정했어요.

 

 부산에 있는 고신대학교 복음병원과 좋은문화병원 두 군데에 진료 예약을 했습니다. 두 곳 모두 갑상선암 수술로 유명한 곳이에요. 고신대는 이강대 교수님, 좋은문화병원은 김정훈 소장님이 유명하시더라고요. 특이한 건 좋은문화병원은 진료하러 올 때 금식하고 오라고 하셨어요. 진료와 함께 여러 가지 검사도 같이 예약되는 시스템 같았습니다. 검사까지 바로 할 수 있다니 저는 좋더라고요.

2022년 6월 22일 수요일~ 6월 26일 일요일 : '괴로운 마음'

: 두 군데 병원 모두 초진 예약이 다음 주이기 때문에, 그때까지의 기간이 심적으로 정말 힘들었어요. 최대한 마인드 컨트롤하면서 긍정적인 생각을 떠올리려고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머릿속에서 새어 나오는 부정적인 경우의 수들이 스멀스멀 나오곤 했어요. 큰 병원에서 진단해보니 더 큰 병이어서 죽을 수도 있다고 하면 어쩌지? 하는 걱정. 결혼한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와이프에게 너무 큰 짐이 돼버리는 게 아닐까? 라는 미안함. 부모님께 어떻게 얘기를 꺼내야 하지? 하는 고민. 끝도 없는 부정적인 생각의 바다에 온몸이 잠겨 익사 직전이었습니다.

 

 조금 우스운 상황인 게, 감정적 익사와 동시에 한편으론 몸을 챙기고 있더라고요. 제 머릿속 감정적인 부분은 완전히 폐허가 돼버렸지만, 이성적인 부분은 몸을 챙기라고 신호를 주는 것 같았어요. 하지 않던 운동을 다시 시작했습니다. 해야겠다고 생각한 게 아니라 그냥 몸이 하고 있었어요. 거창한 운동은 아니지만, 아파트 계단 오르기같이 간단한 운동부터 실천했습니다. 금연을 위해서 먹던 금연 캔디와 금연 껌도 몸에 해로울까 싶어서 멀리했습니다. 자주 먹던 라면도 안 먹게 되더라고요. 몸에 조금이라도 해가 되는 행동은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갑상선암 초기 진료 및 수술 전 검사 (고신대학교 복음병원, 좋은문화병원)

2022년 6월 27일 월요일 : '고신대학교 복음병원 진료 후기' : 고신대학교 복음병원에 아침 9시 진료 예약이 있어서 일찍 집을 나섰습니다. 와이프도 오전반차를 쓰고 동행해주기로 했어요. 차로 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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