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6일 금요일 : 부산 풀코스 시작. 부산 풀코스의 실체?
: 저는 30년 넘게 수도권에서만 살다가, 결혼 후 부산에 내려와 살고 있습니다. 와이프 직업이 부산 안에서만 이루어지는 일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신혼집을 부산에 마련했습니다. 이렇게 부산에 내려온 지는 2년 정도 되었어요. 종종 친구들이 다 서울 근처에 있어서 자주 보지 못하는 게 아쉬웠습니다. 이걸 이해해주는 와이프는 가끔 친구들이 부산에 놀러오면 집에서 재울 수 있게 해주고, 맛있는 것도 해주곤 합니다.
이 날은 갑상선암 수술 후 오랜만에 본가에 갔습니다. 아직 부모님께 수술한 걸 말씀드리지 못해서 직접 얼굴을 뵙고 말씀드리러 올라갔습니다. 부모님과 이야기를 마치고 다시 부산으로 내려가는 길에 친구 한 명을 픽업했어요. 원래 부산에 한 번 놀러 오기로 했는데 타이밍이 좋아 이번에 함께 내려가기로 했습니다. 덕분에 부산까지의 장시간 운전을 지루하지 않고 재밌게 갈 수 있었어요. 오랜만에 얼굴을 보는 거라서 이런저런 얘기도 하고 휴게소에서 간식도 사먹으며 내려갔습니다. 또 한 명의 친구는 마침 부산 출장을 와있어서 부산에서 조인하기로 했습니다.
부산에 도착하니 벌써 저녁이 되었습니다. 첫 날은 장시간 운전이 피곤하기도 하고 그냥 집에 있기로 했어요. 와이프에게 두 친구들 소개시켜주고, 와이프가 해준 오리백숙을 함께 먹었습니다. 그리고 같이 게임하다가 거실에 이불 펴서 잠자리 만들어 주고 재웠습니다. 이렇게 2년차 부산사람이 선보이는 부산 풀코스 첫 날은 부산에 도착한 것으로 마무리했습니다. (부산 풀코스의 현실?)
(1일차 코스 : 부산 도착 → 집에서 게임)
8월 27일 토요일 : 부산 풀코스 2일차
: 2년차 부산인으로서 서울 촌놈들에게 어떤 부산 풀코스를 대접할지 크게 고민하지 않았습니다. 부산 풀코스의 특징하면 뭘까요? 부산하면? 바다! 바다하면? 광안리!
아침에 일어나 두 친구를 태우고 광안리로 향했습니다. 광안리 사실 저도 몇 번 안 가봤지만, 자주 가는 척하며 데려갔습니다. 휴가철이 끝나서 그런지 주차를 수월하게 했습니다. 바닷가를 걸으면서 두넛샵이라는 곳에서 도너츠를 하나씩 아침식사 삼아서 먹고, 톤쇼우라는 돈까스 집에 테이블링 예약을 걸었습니다. 톤쇼우는 저도 한번도 안가봤지만 맛있다고 들어서 가보자고 했어요. 하지만 12시가 되고, 1시가 되도 저희 차례가 안왔어요. 배는 고픈데 부산에 놀러 온 친구들과 부산에서 맛있다고 하는 걸 먹고 싶어서 기다려봤습니다. 기다리는 동안 민락더마켓을 구경했는데 녹차아이스크림 하나 뿌시면서 배고픔을 달랬습니다.
오후 3시쯤 드디어 저희 차례가 되어 톤쇼우 입장. 바형식 테이블에 은은한 조명이 있어?보이는 내부더라고요. 돈까스는 맛있었어요. 맛은 있는데 이게 아침 10시에 번호 받고 5시간 기다려서 먹을 정도인가는 잘 모르겠습니다. 다음에 톤쇼우를 방문했을 땐 식사시간에 맞춰 먹을 수 있는 순번을 받았다면 먹을 거고 아니면 다른 식당을 찾을 것 같아요.
늦은 점심식사 후 광안리를 뒤로 하고 근처에 있는 영화의 전당에 갔습니다. 부산국제영화제 BIFF를 하는 곳이어서 서울 촌놈들이 구경할 만 했습니다. 짧게 돌아보고 나서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길래 다시 광안리 쪽으로 향했어요. 부산왔으면 회 한접시 해야하니까. 민락어민활어직판장에서 회를 한 접시 사고, 광안대교가 잘 보이는 초장집 한 곳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드론쇼도 한다고 했는데 그건 보지 못했고, 그냥 광안대교가 예뻤어요. 갑상선암 수술을 한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저만 술을 못 먹어서 그게 좀 아쉬웠습니다.
(2일차 코스 : 광안리(두넛샵, 밀락더마켓, 톤쇼우) → 영화의 전당 → 민락어민활어직판장)
8월 28일 일요일 : 부산 풀코스 3일차
: 친구들이 저녁 기차로 돌아가기로 하여, 이 날이 부산 풀코스의 마지막 날입니다. 아침에 일어나 돼지국밥을 배달시켰습니다. 평소에 자주 배달시켜 먹는 수영공원 돼지국밥에서 시켰어요. 맛도 있고 포장도 깔끔하게 해서 배달이 옵니다. 마! 돼지 국밥 무봤나!
3일차도 크게 고민하지 않았어요. 과거 부산 최고의 번화가였다던 남포동에서 찐하게 부산을 느끼게 해줄 생각이었습니다. 가장 먼저 보수동 책방골목에 들렀어요. 서울 촌놈들이 고즈넉하게 구경하기에 좋았습니다. 깡통시장으로 이동하여 깡돼후에서 돼지갈비 후라이드를 하나 뿌수고 시장 구경을 하며 다녔습니다. 그리고 영화 국제시장에 나온 꽃분이네를 들러 사진을 찍었습니다. 여기는 지금 카페로 영업을 하시더라구요. 시장을 나오니 BIFF거리에서 씨앗호떡이 보이길래 또 하나 뿌셨습니다. 그리고 근처에 있는 송도로 이동했어요.
송도 해상케이블카를 타기위해 송도에 왔습니다. 서울 남산 케이블카는 겨우 등산이나 하는데, 부산 케이블카는 섬을 건넌다며 입을 열심히 털었어요. 사실 저도 송도 케이블카는 처음 타 보는 거라서 설렜습니다. 케이블카 안에서 넓게 펼쳐진 바다를 보는데 멋지더라구요.
저녁을 먹기 위해 다시 남포동 쪽으로 돌아와 화국반점을 방문했습니다. 영화 신세계에서 이정재와 황정민이 조직원들과 식사했던 그 중국집이고, 즐겨보는 유튜브채널 곽튜브에서 추천한 음식점이라 가보았어요. 간짜장과 탕수육을 먹었는데, 맛있긴 했지만 일부러 찾아가서 먹을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2박 3일 짧은 부산 풀코스를 마치고 친구들은 다시 서울로 돌아갔습니다. 친구들이 꼽은 베스트 부산음식은 수영공원 돼지국밥이었습니다. 마! 돼지국밥 무봤나! 부산 사람들은 각자 자기만의 부산 풀코스가 있다고 합니다. 미흡한 점들을 개선하여 더 멋진 풀코스를 만들어 봐야겠습니다.
(3일차 코스 : 보수동 책방골목 → 깡통시장(깡돼후), 국제시장(꽃분이네) → 송도해상케이블카 → 화국반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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